20200208
1.
대학 생활 3년간 지도 교수님께서 올해 정년을 맞아 모임을 갖게 되었다.
사실 지도 교수라 하면 일반적인 대학생활을 한 사람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없지만,
본인에게는 어쨌건 은인이나 다름이 없는 분이다.
복학하고 어떻게 공부를 다시 시작 할 지 몰라 방황 하고 있었던 찬라에,
지도교수 면담을 하면서 실험실에 빈 자리가 있다고 와서 공부 하는게 어떻냐고 제안을 주셨다.
그렇게 학교 생활에 빠르게 다시 적응 할 수 있게 되었고, 그 당시 같이 생활하던 선배들과 아직도 연을 맺고 있다.
그 때 교수님께서 나를 잡아 주지 않으셨다면,
내가 이렇게 자리를 잡고 가정을 꾸려 나갈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같이 생활하던 선배들에게 학교 생활에 대해 굉장히 도움도 많이 받았고,
그 선배들의 선배와도 소통 하면서 발도 넓힐 수 있었다.
어쨌건, 교수님을 모시고 선배들과 함께 모여서 식사를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제자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각자 자리를 잡아 가는 모습에 상당히 만족해 하시는 것 같았다.
감정 표현을 잘 안하시는 분이신데, 모임 후 저녁에 개인적으로 카톡을 주신 걸로 보아 기분이 좋으신 것 같았다.
퇴임을 진심으로 축하 드리며,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길 기원 하는 바이다.
2.
오랜만에 실험실 선배들을 만나니 감회가 새롭다.
회사 짬밥으로 7년찬데 어떻게 보면 기계공학도의 정체성을 많이 잃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여러 기계과 출신 선배들을 보니 내가 이런 공부를 했었다는 생각도 들고..
과거에 학교 생활을 참 재미있게 했었다는 생각도 든다.
차가 끊겨서 실험실에서 잠을 청하기도 했고,
매끼니마다 라면을 끓여먹기도 했고,
방학 때에는 영화나 보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그 곳.
연구실은 이제 없어지지만, 이 모임은 오래토록 지속되길 기원하며-
3.
과거 사진을 보니 펜탁스의 색감은 참으로 좋다.
진득 하면서 끈적한 색감.
핀도 안맞고, AF 도 굉장히 안좋았지만, 과거에 썼던 펜탁스 K10D 살짝 그립다.
향수병 돋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