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ry

20200330

porsche3486 2020. 3. 30. 23:21

 1.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이유.

 내가 입버릇처럼 퇴사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면,

 와이프 外 가족들은 왜 그런지 이해를 못한다.

 본인 연고지에서 그럭저럭 벌어먹고 살만한데 왜 그렇게 못 그만둬서 안달이냐고.

 오히려 타박을 준다.

 

 솔직히 예전에는 대기업 다닌다는 명함을 파고 싶었다. 

 그래도 대학교 떄 애살있게 생활 했는데, 좀 더 괜찮은 간판을 가지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

 물론, 지금도 그런 욕심이 없는 것 아니지만, 요즘들어 그만두고 싶은 이유는 다른데서 온다.

 

 요즘 회사를 가는게 전쟁터로 나가는 그런 느낌이다.

 본인이 일하는 부서는 말 그대로 돈과 관련된 부서다.

 모든 투자에 대한 부분과, 투자 타당성에 대하여 검증을 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또한 그 투자에 대한 회수에 대한 책임이 있는 부서이기도 하다.

 그래서 관련팀들이 투자를 하는것에 대해 견제도 해야 되고, 이를 바탕으로 회수까지 해야된다.

 과투자가 발생 하여 회수를 하지 못한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우리가 가져가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출근하면 많은 부서에서 연락이 오고 전화로 투닥거리를 하다보면 어느덧 퇴근 시간이다.

 결국 "나"가 책임을 지지 않으려면 누군가를 흠을 만들어야 하고,

 그 흠을 바탕으로 "나"는 책임에서 자유로워 진다.

 그런 흠을 가지고 있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 어쩔줄 몰라하며 이야기를 하는 것도 싫고,

 그런 사람들을 흠을 내야 하는 것도 싫고,

 혹여나 내게 흠이 생길까봐 가슴 졸이는 것도 너무 싫다.

 심지어 최근에는 고객사보다는 내부 관련팀들의 전화가 더 압박감이 크게 느껴질 정도.

 

 내가 과거 아니 지금 가고 싶어 하는 "대기업"들은 이런 책임전쟁이 더 치열할테지만,

 이왕 이렇게 치열할것이라면 대기업 명함이 아직도 탐이 나긴 한다.

 

 아무래도 가장 좋은 것은 스트레스 받지 않고, 그럭저럭 먹고 살만큼 버는 것이겠지만..

 그런일이 국회의원 말고는 있을까 싶다-

 

 퇴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