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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앙수비수에 대한 고찰.
올해 들어 체력의 부족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어중이 떠중이로 매번 축구를 하다가 수비수로 보직을 바꿨다.
사실, 수비수를 기피하는 면도 있고, 팀 수비진이 자동문이길래 답답한 마음에 말뚝박은 면도 없지 않아 있다...
수비수로 뛴지는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나름의 매력이 있는 포지션이고, 뛰면서 느낀점을 싸질러 볼까 한다.
수비수는 영리해야 한다..
이리저리 창의적인 플레이를 하는 공격수 혹은 공격형미드필더만 영리하고..
수비수는 뭐 몸으로 찍어 누르는 플레이만 하면 된다?
아니다.
최근 최고의 수비수라 칭송 받는 반다이크를 보면 굉장히 영리하다.
예를 들어보면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골잡이라 불리는 손흥민과 수비형 미드필더가 역습을 해오고 있다.
수비수는 반다이크 한명. 2대1 상황에서 오른발 잡이인 수비형 미드필더가 공을 몰고 오고 있다.
반다이크는 손흥민에게 줄 수 있는 패스 공간을 차단하면서 왼쪽으로 공격수를 몰아갔다.
결국은 그 수비형 미드필더는 왼발 슛을 작렬 시켰지만 공은 허공으로 뜨고 말았다.
만약 반다이크가 오른발로 슛할 찬스를 주었다면?
손흥민에게 패스를 줄 수 있는 공간을 내줬더라면 아마 스코어는 달라졌을 것이다.
아주 기본적인 수비 테크닉이지만 이런 센스가 필요하다..
조기축구회를 나가 보면 대다수가 오른발이다.
오른쪽으로 가려 한다 싶으면 강하게 붙어주고, 왼쪽으로 간다고 싶으면 따라 가기만 한다.
대체로 똥볼난다.
우리 수비진이 수적 열세가 되더라도 이 점만 양지해주면 수비 하기 굉장히 수월하다.
수비수는 시야가 넓어야 된다.
지단, 샤비, 이니에스타, 베론, 리켈메 등등 세계적인 중원사령관만 시야가 넓어야 한다?
오히려 더 넓어야 하는 것이 수비수다.
굉장히 좋은 롤모델이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라 불리는 부스케츠와 사비알론소.
포지션은 수비형미드필더로 성격이 다소 차이가 나지만,
수비진을 보호 하고 공격을 이끌어 준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수비수는 우리 3선 미드필더진들의 움직임을 늘 주시 해야 하고,
유사시 전방으로 바로 연결 해줄 수 있는 시야가 있으면 굉장히 공격이 수월해진다.
중앙에서 공을 돌리다가 상대 미드필더진이 상대적으로 깊숙히 들어 오고,
공이 우리 수비진으로 들어 올 때, 분명 우리 공격수들에게는 공간이 생긴다.
그 공간을 향해 강하게 인스텝 패스 혹은 롱패스를 날려 주면 바로 찬스가 생기는 것이다.
이것을 잘하는 선수가 부스케츠와 사비알론소..
역으로 우리가 수비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역으로 생각하면 된다.
본인이 상대팀 미드필더라 생각 하고, 가장 위험한 공간을 늘 주시 해야 한다.
"나라면 여기로 찌른다," 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그게 진짜가 되는 순간 가볍게 공을 받아서 역습을 하면 그보다 더 좋은 찬스가 없을 것이다.
최근 수비수를 하면서 크게 느낀 두가지다.
수비수라 하면 투박하게 크로스 올라오면 헤딩으로 걷어 내고,
돌파시 몸을 날려서 공을 뺏어 오고 뭐 그런게 전부가 아닌 것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상대방의 공격루트를 꿰뚫고, 바로 역습으로 전환 시키는 재미가 요즘 쏠쏠하다.
다만, 다소 드리블이 필요 없어지는 포지션이다 보니 무뎌져가는 것이 느껴져서 아쉽기도 하다.
이런 점은 체력을 더 키워서 수비형미드필더로 뛸 수 있도록 하면 조금이나마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
진작에 축구를 이렇게 생각 하면서 할 걸 그랬다..
2.
다시 가고 싶은 괌....